[Devotion] Passion Week, Day 4. 예수님의 반전

하나님을 사랑하고 역사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서. 

성경을 읽다 보면 재미난 반전드라마가 있는 경우를 본다. 표현하자면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이다. 복음서는 공생애 사역이 끝나가면서 자신의 죽음에 관해 비장한 마음으로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전혀 상황을 인식하지도 예측하지도 못하는 제자들의 웃지 못할 반응들도 볼 수 있다. 예수님의 권능이 드러나고 그 인기가 점점 더 높아질 수록 이러한 인식의 갭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한 상황이 마가복음10:35-45의 대화에 기록되어있다. 예수님의 제자들 중 세베대의 아들들이라 불리는 야고보와 요한이 등장한다. 이들에 대해 예수님은 ‘보아너게’ 즉 ’우뢰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더하셨다(막3:17). 이로 보건대 이 두 사람의 성격이 한 가닥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 실례로 예루살렘으로 가시려는 예수를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 사마리아인들에게 이 두 형제가 불을 명하여 멸하게 해달라고 한 경우나(눅9:54), 자기들과 한 패가 아니면 예수의 이름으로 귀신을 좇는 다른 이들을 금하게 한 요한의 경우(눅9:49)를 보면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이 얼마나 편협하고 폐쇄적인 인간들인가? 여기에 더한 것은 이들의 어머니까지 한몫 했다는 점. 마태복음20:20-21에 보면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예수께 나와 두 아들을 하나는 예수님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않게 해달라는 청탁을 한다. 당대에도 치마바람이 있었나? 이 얼마나 당차면서도 당돌한 요구인가? 예수님은 “너희 구하는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 도다”하셨다. “너희가 나의 마시는 잔을 마시며 나의 받는 세례를 받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신다. 무엇을 생각하였는지는 모르나 야고보와 요한은 “할 수 있나이다”라고 대답한다. 이 무슨 동상이몽이란 말인가? 참으로 낭패스러운 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한 수 더 뜨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게 된다. 예수님의 반전인 것이다. 마치 능청맞은 듯한 투로 여유있게 받아 넘기시는 것 같다. “너희가 나의 마시는 잔을 마시며 나의 받는 세례를 받으려니와…”이 무슨 뜻이신가? “너희가 과연 내 잔을 마시려니와”(마20:23)라고 하신다. 영광의 몽상에 잡힌 이들에게 고난과 수난을 당하라는 것?! 예수님의 좌편과 우편엔 십자가에 달린 두 강도가 있었을 뿐이다. 물론 이 대화에서 예수님은 하늘 보좌의 좌우편에 앉게 될 영광이 예비되어 있음을 궁극적으로 언급하고 계신다.  

역사는 이후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야고보와 요한은 과연 그 잔과 세례를 받았다. 야고보는 사도들 가운데 가장 먼저 순교자가 되었다. 그는 순교하기 전 당시 땅끝으로 알려진 스페인에까지 다녀왔다는 전승이 있다. 오늘날도 스페인엔 그의 무덤으로 알려진 성지 산티아고(Santiago de Compostela)를 방문하기 위한 유명한 순례길이 있다. 그는 예루살렘에서 헤롯에 의해 참수형으로 순교한 것으로 전해진다(행12:1-2). 과연 순교의 잔을 받고 그 피로 세례를 받은 것이다. 요한은 사도들 가운데 가장 늦게까지 생존한 인물이다. 그는 순교의 피를 흘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이 결코 그에게 고난의 잔이 면제되었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전승에 의하면 요한은 끓는 기름에도 들어갔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고 한다. 이토록 기름세례를 받으며 그는 순교적 삶을 반복적으로 산 인물이었다. 비단 야고보와 요한뿐 아니라 이들 대화의 현장에서 분을 일으켰던 예수님의 제자들은 모두 하나같이 각자의 땅끝에서 순교의 피를 흘린 것이다. 

영광을 얻으실 메시아를 기대하며 한 자리를 꿈꾸었던 제자들. 그러나 그들 모두 예수님이 걸었던 고난의 잔과 고난의 세례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비로소 영광스러운 보좌의 좌우에 앉은 이들이 되었으니 이토록 놀라운 반전의 반전이 또 있을까?  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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