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otion] Passion Week, Day 5. "저를 기념하리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역사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서.  

4복음서의 기자가 모두 빼놓지 않고 기록한 사건이 있다. 바로 예수님께 향유를 부은 여인의 이야기이다. 마태복음(26:6-13)과 마가복음(14:3-8)엔 머리에 부었다고 기록되어 있고, 누가복음(7:36-50)과 요한복음(12:1-8)엔 발에 부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아마도 머리와 발 모두에 향유를 부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예수님께서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이 여인의 행적을 기념하라고 하신 데로(마태, 마가), 4복음서의 기자들은 한결같이 이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복음서에 등장하는 이 여인이 모두 동일인인지 아닌지는 더 잘 살펴보아야겠지만, 특히 사도 요한은 향유를 부은 이 여인이 나사로의 여동생 마리아임을 언급하고 있다(요12:3). 이 마리아와 또 다른 누이였던 마르다의 이야기가 누가복음10:38-42에 짤막이 언급 되어 있다. 나사로의 집에 들린 예수님을 대접하기 위하여 마르다는 분주히 부엌 일에 여념이 없었다. 반면 예수님 곁에 바짝 붙어 말씀을 청종하는 마리아를 향해 짜증난 투로 예수님께 자기를 돕게 하라고 잔 소리를 요청한 마르다에 대해 예수님은 그리 시킬 의사가 없다고 대꾸하신다. 너무 많은 일에 염려하느라 바쁜 것 보단 한가지에만(only one thing) 족해도 된다는 것과, 그 정황에서 마리아의 행동은 사실  더 좋은(적절한)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마리아와 마르다를 비교하며 전형적인 행동패턴의 인물로 정형화하여 누가 더 좋고 아닌지를 가린다면 이는 현실을 왜곡할 수 있고 취지에도 맞지 않을 것이다. 우리 속엔 두 가지 성향이 같이 있다. 더 좋은 선택의 훈련이 필요하다. 마르다를 향한 주님의 대꾸는 나무라는 투가 아니었고 오히려 안쓰러운 음성이라 볼 수 있다. 모두를 사랑하시는 주님이기 때문이다. 그 정황에서 마르다는 손 대접하는 마음이 곧 예수님을 향한 사랑의 표현(love language)이었다고 생각했었을 것이고, 마리아는 주님의 말에 경청해주는 것이 곧 예수님을 향한 사랑의 표현이라고 여겨 그리 행동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바야흐로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행로에서 주님의 마음에 더 부합된 모습을 보인 자는 마리아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여러 사람의 이목이 집중된 그 자리에 한 여인이 불뚝 나서 옥합을 깨는 것이 매우 이상스럽기도 하고 심지어는 무례히 여겨졌다는 분위기를 이 사건을 묘사한 구절들에서 엿볼 수 있다. 심지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에 치우친 어떤 이들에게 이 여인의 행동은 다소 지나치고 무의미해 보일 수도 있다. 워낙 비싼 향유였기에 가난한 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그간의 행적을 고려해본다면─예수님을 팔 가룟 유다의 사심을 제쳐놓고 보더라도(요12:4-6참조)─돈으로 바꾸어 그들을 돕는데 비해 오히려 비효율적인 허비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 정황에서 예수님이 지적한 포인트는 무엇인가? 예수님은 이를 자신의 죽음을 위한 암시와 준비과정으로 언급하셨다. 평소 가난한 이들을 위해 늘 함께하셨던 예수님이었건만 이 시점 만큼은 그들이 초점이 아니었다. 과연 그 자리에 누가 며칠 후 그 머리엔 가시관이 박히고 그 발엔 대못이 박혀 죽음을 맞이해야 할 주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으며, 과연 몇 사람이나 그 심정을 표현할 수 있었겠는가?  마리아는 진정 그 상황을 인식했고 주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으며, 겸허한 자세와 진정한 용기로 그 심정을 표현했던 유일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 이를 기념하라고 하신다. 

이 사건 앞에 진보적(progressive) 신학도 보수적(conservative) 신학도 무색해진다. 진정 복음적(evangelical)인 것은 ‘radical’한 ‘예수 사랑’이라는 것을 이 여인을 통해 기억(in memory of her)해야 할 것이다. 우리를 위해 땀과 눈물과 피를 흘리신 주님이 성령으로 우리를 anointing 하셨다; 우리도 똑같이 향유와 함께 그를 anointing해 드릴 수 있기를 소원한다. 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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