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otion] Passion Week, Day 7. Do You Love Me?

하나님을 사랑하고 역사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서.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베드로. 그는 부활하신 주님을 뵐 낯짝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와 제자들에게 다시 나타나신 주님은 조반을 준비하셨고 다시금 주님을 가까이 대면한 그와 예수님의 대화가 시작된다. 이 쑥스런 상황에서 말을 먼저 건넨 이는 물론 주님이셨다. 질문은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였다(요21:15). 비교급이었다. 베드로는 언제나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이 주님을 더 사랑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는 예수님을 위해서는 감옥과 죽음까지 불사하겠노라고 한 바가 있었다(눅22:33). 주님은 두 번째 질문으로 이어간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였다. 세 번째도 역시 같은 질문이었다. 세 번씩이나 되풀이 되는 같은 질문에 베드로의 대답은 점점 더 자신감이 약해져 가는 것 같이 보인다. 왜 세 번씩이나? 그가 주님을 세 번 부인해서일까? 그런데 더 의아한 것은 예수님의 답변이다. 고맙다라는 말도, 섭섭했었다라는 말도 아니고 뜬금없는 말처럼 “내 어린 양을 먹이라”는 말로만 대꾸하신다. 베드로의 심정을 몰라 동문서답하실 분이 아니지 않는가? 비록 세 번씩이나 그를 부인한 것이 사실이나 주님은 누구보다 베드로가 그를 향해 갖고 있는 애틋한 사랑의 마음을 알고 계신 분이시다. 그의 연약함을 가장 체휼하시는 분이시다. 요한이 기술한 이 대화에서 나타나는 간극은 사실 누가의 기록에서 풀린다.  

누가는 유월절 만찬에서 예수님과 베드로 사이의 대화를 기록하고 있다(눅22:31-34). 사단이 베드로를 밀까부듯 하려고 청구하고 있다고 하신다. 베드로를 농락하려는 사단의 획책을 알고 계신 것이다. 사단도 이러한 농락을 요청하는 것을 보면 하나님으로부터의 ’허락’ 없이는 농락마저도 불가능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획책을 불허하심으로 충분히 사단의 소행을 막으실 수 있는 주님이시겠지만 그분의 답변은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눅22:32)는 말씀이셨다. 이 시험을 막아주시겠다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사실상 허락하신 셈이다. 단지, 농락당한 후 너는 돌이켜 네 형제를 굳게(strengthen) 하는 일을 해야 할 것을 말씀하시면서 이 일을 위해 오히려 기도하고 계시다고 하신다. 결국 베드로는 그날 밤 예수님의 예언대로 세 번 주님을 부인하였다. 

왜, 주님은 베드로에게 이러한 일을 허락하신 것일까? 하나님이신 예수님은 우리보다 멀리 보고, 높이 보고, 깊이 보신다. AD64년경 로마에선 네로의 압제 밑에 누명을 뒤집어쓴 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원형경기장에서 맹수에게 찢기거나 불에 타 죽어가고 있었다. 전승에 의하면 이 당시 박해를 피하기 위해 베드로는 피신을 하는 가운데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주님을 만났다고 전해지는 일화가 있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quo vadis domine)라는 질문에 주님은 박해 받는 그의 어린양들을 위해 또다시 십자가에 못박히러 가는 길이라 하셨다. 이 말에 마음을 돌이킨 베드로는 곧 바로 로마로 향하여 박해 중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격려하였다. 신앙을 저버린 배반자들도 물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을 격려하고 굳세게 할 가장 적격자는 바로 주님을 부인하였지만 그분의 변함없는 사랑을 체험한 베드로였던 것이다. 그는 그 현장에서 수많은 어린 양들을 먹이고 굳세게 한 후 자신도 십자가에 거꾸로 달려 순교하였다고 전해진다. 그의 죽음으로 주님께 대한 사랑을 확증한 것이다. 요한복음 21장의 대화는 이렇게 역사적으로 연결되었다고 믿어진다. 우리의 연약함과 허물과 실수까지도 사용하시어 그분의 목적을 이루시는 하나님이시지 않는가? 그가 남긴 서신서(베드로 전후서)에선 너희 믿음을 “굳게”하라는 그의 외침이 메아리 쳐 울린다. 亨